REC 1편 - 작은 단서들이 만든 충격적인 결말 (2007년)
요즘 들어서 좋아하는 공포장르를 많이 봅니다. 그러다 보니 스페인에서 제작된 영화도 종종 접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남았던 공포영화 RED 시리즈를 리뷰해 볼까 합니다. 해당 영화는 'Handheld' 기법과 현실감이 넘치는 연출로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1편부터 4편까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이 시리즈는 단순한 좀비 영화가 아니라 악마적 요소, 감염 그리고 이로 인한 공포가 결합된 독창적인 설정으로 많은 팬을 확보했습니다. REC는 2007년, 2009년, 2012년, 그리고 2014년까지 총 4편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정리하면서 각 편의 특징과 평가를 살펴보고 숨겨진 의미들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REC 시리즈 중 시작점이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 바로 1편입니다. 이 영화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정체불명의 감영 사태를 뉴스 리포터 "앙할라"의 시점에서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TV 리포터였던 여주인공은 소방서에서 일상을 촬영하다가 문제의 빌딩으로 함께 진입하게 됩니다. 영화는 'Handheld' 페이크 다큐 형식을 활용하여 현실감을 극으로 끌어올리며 좁은 공간에서 점점 궁지에 몰리는 인물들을 묘사합니다. 충격적인 결말과 '메데이로스 소녀'가 마지막에 등장하면서 끝이 납니다. 숨겨진 디테일은 초반부 앙헬라가 카메라맨과 함께 소방서에서 일상을 촬영하는 장면을 보면, 화면 구석에서 "격리 절차"에 대한 포스터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배경이 아닌 영화 후반부 인물들이 실제로 격리된 아파트에서 생존을 위해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을 암시하는 중요한 복선이 됩니다. 악마의 저주와 관련된 감염자의 특이점은 후속작과 연결되어 단순한 바이러스 감염이 아닌 악마와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 예로 감염자들의 행동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빛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고, 체구가 작은 감염자들의 공격성이 가장 크게 보이며, 특정 기도를 외우거나 조정당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평가는 REC 1편은 개봉 당시 엄청난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엄청나게 많은 동일한 기업의 공포영화가 나오게 되며 미국에서도 리메이크 작품이 나오지만 원작의 긴장감을 완벽하게 재현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REC 2편 - 액션이 가미된 공포영화 (2009년)
REC 2는 전작의 엔딩 직후를 그대로 이어갑니다. 1편의 생존자들이 고군분투하는 동안 동시에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묘사합니다. 그리고 특수부대가 바이러스 근원을 조사하기 위해서 아파트에 투입됩니다. 전작인 1편이 폐쇄된 공간에서의 공포를 강조했다면 2편은 감염자들의 정체에 대한 단서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액션요소가 추가됩니다. 2까지는 공포와 액션을 절묘하게 잘 섞어놓았지만 1에 비해서 폐쇄적인 공포는 떨어집니다. 하지만 단순한 좀비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여전히 받았습니다. 숨겨진 디테일은 1편에서는 감염자들이 바이러스 환자가 아니라는 점이 결말을 통해 확인되었다면 2편은 그 실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납니다. 특수부대의 투입으로 '악마적인 존재'가 감염 일으키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존비들도 악령에 의해 조정되는 숙주이며 주문과 기도로 반응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신부의 존재입니다. 영화 후반부에는 감염의 원인을 밝히는 장면이 나오는데 동시에 신부가 사용한 기도와 십자가가 감염을 통제하는 수단인 것도 함께 밝혀집니다. 이를 통해 마지막 장면에서는 앙헬라가 생존하는 듯이 보였지만, 실은 그녀가 악마적 존재에 완전히 지배당했다는 충격적인 반전이 나오고 이후 3,4편에서 중요한 서사로 이어집니다. 평가로는 REC 2편까지도 공포영화에 액션을 적절히 배분하여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REC 3,4편 - 팬들을 실망시키고 급하게 마무리한 용두사미
REC 3은 1,2편의 배경이었던 아파트 배경을 벗어나 갑자기 웨딩 파티에서 벌어지는 감염 사태를 다룹니다. 그리고 크게 변경된 점은 여기서부터는 초반까지만 'handheld'기법을 사용하고 이후에는 일반적인 영화촬영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코미디 액션영화가 되어버린 점이 특징입니다. 그 뒤 REC 4는 영화의 매력포인트였던 'handheld'기법을 완전히 버리고 일반적인 촬영방식으로 쭉 진행됩니다. 1,2편에 나왔던 리포터인 '앙헬라'가 격리된 배 위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룹니다. 사실 군과 과학자들이 바이러스 감염을 연구하고 있었고 이를 무기화하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폐쇄적인 공간을 유지했지만 액션에 집중되어 버린 아쉬운 공포영화로 결말이 납니다. 이때, 감염바이러스의 기원과 해결방법이 밝혀지며 마지막 전투를 하는데 팬들에게는 아마 굉장히 아쉬운 결말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숨겨진 디테일로는 Handheld 기법의 변화 이유
3편에서 감염 사태가 본격적으로 벌어지는 순간부터는 일반적인 시네마 촬영 기법이 사용됩니다. 제가 생각한 이유로는 기존 REC 스타일을 벗어남을 의미함과 동시에 현실 속 사건으로 전환된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실험 장면에서 등장하는 연구자료를 자세하게 보면 1,2편에 등장했던 감염자들의 데이터가 나와있습니다. 평가는 복선을 강조한 REC 시리즈는 단순한 좀비 영화가 아닌, 악마의 존재와 감염의 본질을 탐구하는 미스터리 호러물이 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포마니아에게는 전체 시리즈가 3,4편으로 인해 공포요소가 약해지며 다소 아쉬울 수 있습니다. REC 시리즈를 공포영화 마니아로서 평가한다면 1편과 2편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굉장히 새로운 소재로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폐쇄적인 공간을 확실하게 활용하여 시청자들이 공포의 극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묘사했습니다. Handheld 기법의 최고봉이라 단연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 강렬한 공포와 서스펜스를 원한다면 1,2편까지만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싶으시다면 4편만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처음 본 스페인 공포영화였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확실히 잘 만든 영화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